<Beyond the lens> 전시 서문, 2010 (김남은, 신한갤러리 큐레이터)
<Beyond the lens> 전시 서문, 2010 (김남은, 신한갤러리 큐레이터) 김문은 렌즈를 통해 도시를 기록해 왔다. 그는 도시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이 되었다가 그 도시 안을 파고 들어가 주체의 시선이 되곤 한다. 그렇게 담아낸 것이 황학동이다. 낮에는 오만 가지를 사고 파는 활기 넘치는 생(生)의 장터, 황학동. 그러나 그가 주목한 것은 시끌벅적한 시장 풍경이 아니라 고단한 하루를 마친 노점상인들이 한 밤중에 집으로 돌아가면서 꽁꽁 싸매 놓은 보따리였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새벽을 지샌‘보따리’들은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또 다른 생(生)을 시작한다. 각양각색인 보따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상인들의 자화상이나 다를 바 없는 묵중한 존재감이 밀려온다. 언젠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풍경에 대한 애잔한 기록물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시도한 개념적인 접근은 삶에 대한 성실하고도 희망찬 의지를 느끼게 해준다. 황학동이 지닌 역사성과 장소성의 맥락으로서, 그는 카메라 렌즈가 동시대의 삶을 재현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